영양제나 알약이 든 약통을 열어보면 작은 봉지나 플라스틱 원통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면에는 보통 ‘방습제’, ‘실리카겔’, ‘먹지 마세요’ 또는 ‘Do Not Eat’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약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까지 약통 안에 넣어둬야 하는지는 헷갈릴 수 있습니다. 개봉하자마자 버리는 분도 있고, 약을 모두 먹을 때까지 그대로 두는 분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통 안의 방습제는 제품 설명에 별도의 지시가 없다면 약을 모두 사용할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방습제는 약병 내부의 수분을 줄여 정제와 캡슐을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약통 속 방습제는 어떤 역할을 할까?
알약과 캡슐 중에는 습기에 민감한 제품이 많습니다. 약병을 개봉할 때마다 외부 공기가 들어오고, 공기 중 수분도 함께 유입됩니다. 방습제는 약병 안으로 들어온 수분을 흡수해 내부를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습기에 민감한 약은 잘못 보관하면 표면이 눅눅해지거나 갈라질 수 있습니다. 색이나 냄새가 달라지고 정제끼리 달라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제품은 수분에 의해 품질과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원래 용기와 방습제를 함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통 속 방습제는 대부분 작은 봉지 형태의 실리카겔이지만, 약과 비슷한 크기의 플라스틱 원통 형태로 들어 있기도 합니다. 뚜껑 안쪽에 방습 기능이 결합된 제품도 있습니다.
방습제는 언제 버려야 할까?
일반적으로 약통 안의 방습제는 약을 모두 복용하거나 폐기할 때 함께 버리면 됩니다. 개봉 직후 바로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제품 설명서나 약병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면 방습제를 빼지 않아야 합니다.
- 방습제를 제거하지 마세요
- 원래 용기에 보관하세요
- 용기를 단단히 닫아 보관하세요
- Do not remove desiccant
- Keep desiccant in bottle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MedlinePlus에서도 일부 의약품은 약병에 포함된 방습제를 제거하지 말고, 약을 원래 용기에 넣어 단단히 닫아 보관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방습제 봉지가 찢어졌거나 내용물이 흘러나온 경우, 물에 젖었거나 오염된 경우에는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약과 직접 섞였다면 임의로 방습제만 치운 뒤 계속 복용하지 말고 약사나 제조사에 약의 사용 가능 여부를 문의하세요.
약병 속 솜과 방습제는 다릅니다
많이 혼동하는 것이 약병 속 솜입니다. 솜과 방습제는 겉모습뿐 아니라 역할도 다릅니다.
약병 속 솜은 주로 배송 과정에서 알약이 흔들리거나 깨지는 것을 줄이기 위한 포장재입니다. 솜은 개봉 후 외부 습기를 머금을 가능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처음 약병을 열었을 때 제거합니다.
반면 실리카겔과 같은 방습제는 약병 내부의 습기를 흡수해 약을 보호합니다. 따라서 방습제는 제품에서 특별히 제거하라고 안내하지 않는 한 약을 다 사용할 때까지 넣어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약병 속 솜: 개봉 후 제거
- 약병 속 방습제: 약을 다 사용할 때까지 유지
- 제품별 별도 보관 지시: 설명서와 포장 안내를 우선 적용
집에 있는 방습제로 교체해도 될까?
기존 방습제가 오래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신발이나 전자제품 포장에 들어 있던 실리카겔로 교체해서는 안 됩니다. 의약품 포장에 사용되는 방습제는 해당 제품의 용기와 보관 조건을 고려해 선택됩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방습제는 이미 수분을 흡수한 상태일 수 있고, 오염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색이 변하는 지시형 실리카겔처럼 의약품 보관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제품도 있습니다.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으로 방습제를 가열해 다시 사용하려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포장재가 손상되거나 화재와 화상의 위험이 있으며, 약 보관에 적합한 상태인지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방습제가 손상되거나 없어진 경우에는 임의로 새 방습제를 넣기보다 약국이나 제조사에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방습제를 실수로 삼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인 흰색 실리카겔은 대체로 독성이 낮은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독성이 낮다’는 말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작은 봉지나 플라스틱 통 형태의 방습제는 목에 걸려 질식을 일으킬 수 있고, 드물게 소화관을 막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봉지가 찢어져 내용물이 눈이나 피부에 닿으면 자극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방습제가 실리카겔인 것은 아니므로 겉모습만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방습제를 삼킨 사람이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숨쉬기 어려워하고, 의식이 떨어지는 등 질식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어린이가 삼켰거나 방습제의 종류를 알 수 없다면 제품 포장을 가지고 의료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통과 방습제를 올바르게 보관하는 방법
방습제가 들어 있다고 해서 아무 장소에나 약을 보관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습제가 흡수할 수 있는 수분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약은 다음 원칙에 따라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약을 원래 용기에 그대로 보관합니다.
- 약을 꺼낸 뒤에는 뚜껑을 즉시 단단히 닫습니다.
- 욕실이나 싱크대 주변처럼 습기가 많은 장소를 피합니다.
- 햇빛과 열이 직접 닿지 않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둡니다.
- 별도의 지시가 없다면 임의로 냉장 보관하지 않습니다.
- 방습제를 다른 약통으로 옮겨 사용하지 않습니다.
- 어린이와 반려동물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합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약, 원래 용기 보관이 필수인 약 등은 일반적인 보관법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약 봉투와 설명서에 적힌 보관 조건을 먼저 확인하세요.
약사가 정리하는 핵심 내용
약통 안에 들어 있는 방습제는 약병 내부의 습기를 줄여 정제와 캡슐을 보호하는 포장 구성품입니다. 따라서 제품 설명에 별도의 지시가 없다면 개봉 직후 버리지 말고 약을 모두 사용할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방습제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며, 손상되거나 내용물이 새어 나왔다면 약사나 제조사에 문의해야 합니다. 집에 있던 다른 실리카겔을 대신 넣거나 가열해 재사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제품마다 보관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방습제는 무조건 보관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약병과 설명서의 안내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의약품 보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개별 의약품의 보관 방법은 제품 설명서와 약사의 안내를 우선해 주세요.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