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나 몸살이 생겼는데 집에 가족이 예전에 처방받은 약이 남아 있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증상이 똑같은데 이거 먹어도 되지 않을까?”
“남편이 감기 때 받은 약인데 나도 감기니까 괜찮겠지?”
“아이들 체중도 비슷한데 형이 먹던 약을 동생에게 먹여도 될까?”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증상이고 같은 약처럼 보여도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약을 임의로 나눠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처방약은 단순히 ‘감기약’, ‘진통제’라는 이름만 보고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나이, 복용 중인 다른 약, 알레르기, 용량 등을 고려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감기 증상인데 왜 같은 약을 먹으면 안 될까?
콧물·기침·목 통증·발열처럼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원인과 환자의 상태까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또 같은 감기 증상이라도 처방되는 약의 조합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었던 성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알레르기나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현재 복용하는 다른 약과 상호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똑같다”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의 처방약이 나에게도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가족끼리도 처방약을 공유하면 안 될까?
네. 가족이라고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FDA는 처방약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원칙으로 다른 사람의 처방약을 복용하지 말고 자신의 처방약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말 것을 안내합니다.
처방전에는 특정 환자에게 맞춰 선택된 약과 용량, 복용 횟수 등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약물 상호작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들 약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처방된 약이 남았다고 해서 형제·자매에게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소아 약은 나이뿐 아니라 체중과 약 성분에 따라 용량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시럽이나 가루약은 “한 봉지”, “한 숟가락”처럼 보이더라도 실제 들어 있는 약의 양이 아이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형과 동생의 체격이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같은 용량이 적절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다른 아이에게 처방됐던 약을 임의로 나누어 먹이기보다 현재 증상과 체중 등을 기준으로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에 내가 처방받았던 남은 약은?
이번에는 다른 사람의 약이 아니라 내가 예전에 처방받았던 약이라면 어떨까요?
이 역시 무조건 다시 복용해도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지난번과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이번 질환의 원인이 다를 수 있고, 그동안 복용하는 약이나 건강 상태가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약이 언제 조제됐는지, 어떻게 보관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조제된 가루약이나 시럽 등은 원래 포장 상태의 의약품과 보관 조건이나 사용 가능 기간을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남은 항생제는 다음 감기에 먹어도 될까?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약으로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인 질환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미국 CDC도 항생제가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는 효과가 없다고 안내합니다.
또 CDC는 항생제를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남겨두거나 다른 사람과 나눠 먹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항생제를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항생제 내성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에 남은 항생제를 보고 “이번에도 목이 아프니까 먹어야겠다”고 임의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처방약 이름이 같으면 괜찮지 않을까?
약 이름이 같더라도 함량이나 제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성분이라도 5mg과 10mg 제품이 있을 수 있고, 일반정과 서방정처럼 약물이 방출되는 방식이 다른 제품도 있습니다.
겉모양이 비슷하다고 동일한 약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약을 확인해야 할 때는 알약 색이나 모양만 보는 것보다 약 봉투·처방전·제품명과 함량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의 수면제나 진정제는 특히 위험합니다
“오늘 하루만 잠이 안 오니까 가족이 먹는 수면제 한 알만 먹어볼까?”
이런 식의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일부 수면제·진정제 등은 졸림과 판단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다른 약이나 술과 함께 사용했을 때 위험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처방받지 않은 약을 단순히 “한 알 정도”라고 생각해서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남은 처방약은 어떻게 해야 할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처방약을 오랫동안 집에 보관하면 나중에 잘못 복용하거나 다른 사람이 실수로 복용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의약품 폐기 방법은 지역과 약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역에서 운영하는 폐의약품 수거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남은 약을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국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
“남편이 먹던 약인데 제가 먹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단순히 약 이름 하나만 확인해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누구에게 왜 처방됐던 약인지, 현재 복용하려는 사람의 증상과 나이, 다른 복용약, 알레르기 여부, 약의 함량과 보관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은 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약 자체만 들고 오기보다 가능하면 약 봉투나 처방 정보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눈에 정리
처방약은 처방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증상이 비슷해도 가족의 처방약을 임의로 나눠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약은 체중 등에 따라 용량이 달라질 수 있어 형제끼리 나눠 먹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특히 남은 항생제를 다음 감기에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같아 보여도 약까지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은 약을 다시 사용하고 싶다면 정확한 약 이름과 함량을 확인한 뒤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먼저 문의하세요.
이 글을 작성한 사람
약사 Annie
제약회사와 약국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약품의 올바른 복용법과 보관법, 일상에서 자주 생기는 건강 궁금증을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 가능한 한 제품 허가정보와 공신력 있는 의약학 자료를 확인하여 작성합니다.
최종 검토일: 2026년 9월 1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개인의 증상이나 처방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한 내용이 아니며, 실제 복용 여부는 의료진 또는 약사에게 확인하세요.
참고자료
- FDA — Use Medicines Wisely
- CDC — Healthy Habits: Antibiotic Do’s and Don’ts
- CDC — About Antimicrobial Resistance
- FDA — Where and How to Dispose of Unused Medic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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